아나킨 스카이워커에서 루크 스카이워커에 이르기까지, 두 세대를 통과하는 공화국과 제국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이가 어디 요다 뿐일까. 아나킨의 손을 거쳐 루크에 이르기까지 충성을 바쳐 온 인기만점의 친구라면 바로 로봇 R2-D2와 C-3PO이다. 두 로봇은 <스타워즈> 시리즈의 초창기부터 로봇이 아니라 하나의 캐릭터로서 존재해 왔는데 뚜렷한 개성들이 묻어나는 이들의 대사와 행동은 <스타워즈>의 빈 공간들을 재미로 톡톡 채워주는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.

은하계 최고의 수다쟁이 C-3PO

C-3PO는 은하계 최고의 수다쟁이다. 이 로봇은 끊임없이 재잘재잘 거리며 특히 눈치 없기로 유명하다. 한 솔로의 팔콘호 광속 기계가 고장 났을 때는 소혹성에서 살아나갈 확률이 거의 없다는 말을 재잘거리다가 한 대 얻어맞는가 하면, 초창기에는 올 누드의 수치도 당한다. C-3PO는 타투인 행성에서 노예로 지내던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어머니의 일을 돕기 위해 만든 로봇이다. 당시 아나킨의 금전 사정으로 C-3PO는 부속이 다 드러나는 올 누드 로 지내곤 했다. 주된 역할은 은하계의 600만개의 언어를 능통하게 다룰 수 있는 외교적 보조 역할이다. 초창기에는 금빛이 아니라 은빛의 C-3PO를 볼 수 있는데 나중에 금색 칠을 입힌 것으로 되어 있다. 가장 좋아하는 것은 기름 목욕이며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부속품을 더럽게 하는 모래바람이다. 한 때 이원족에게서 태양신으로 추앙 받는 행운을 누리기도 하지만, C-3PO는 <스타워즈> 전 시리즈에서 가장 수난을 많이 당한 로봇이기도 하다. 몸이 갈기갈기 분해되는 것은 <스타워즈> 매 시리즈마다 있어온 일이고 심지어는 쓰레기통 속에 처박히거나 폐기물로 분류되기도 한다. 한 때 무지막지한 츄파카는 그의 머리와 몸뚱이를 꺼꾸로 붙이는 황당한 일까지 있었다. 그래도 C-3PO의 수다는 멈추는 법이 없었다,